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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플로메디 김춘길 대표 “풀은 눕지만 꺾이지 않는다”

[인터뷰] 뇌전증(간질)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주 발명자
SK이노베이션, 한국화학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일진SNT
서강대 화학과 학사 석사 박사, 법학 석사, 기술 경영 석사

인디언 기우제 신봉자
전반전 끝나고 후반전 삶이 ‘진검 승부’
회사에 의존하지 말고 나만의 고유한 필살기를 찾아라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양귀자님의 소설 ‘모순’ 에 나오는 글귀로 그도 역시 삶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에게 가져오는 삶을 살고자 했다.

 

미디어아워는 대전에 위치한 플로메디 대전 연구소에서 김춘길 대표님과의 교감을 통해 그의 열정과 비전을 확인했다. 

 

 

- 플로메디(FLOW MEDI) 회사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구약성서 에스겔서 47장 9절에는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 듯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문구에서처럼 “우리의 약(medi)으로 고객의 행복을 살리는 생명의 물결(flow)이 되겠다”는 비전으로 창립한 회사가 바로 플로메디입니다.

플로메디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유체(Microfluidics)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연구자이자 가장 진보한 미세유체 기술의 보유자인 포항공대 김동표 교수가 최고 과학 책임자(CSO)로 과학 전략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에서 과학 관련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플로메디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최고 기술 책임자(CTO)로 합류한 이한주 박사는 SK바이오팜, 비보존, GC녹십자 등 굴지의 대기업과 바이오벤처에서 연구원과 임원을 거치면서 합성신약과 바이오신약 디스커버리 및 비임상과 임상 단계에서의 폭넓은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제품 개발로 상업화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술과 검증된 인력을 확보한 플로메디는 Global Top Tier DDS(약물전달체; DRUG DELIVERY SYSTEM)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SK에서의 뇌질환 신약개발의 성공 경험을 보유한 인력들이 주축이 되어 뇌질환 전문 기업으로서 차별적 영역을 공고히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플로메디가 자랑하는 고효율·고품질 약물전달 시스템인 FLENCAP®은 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체내에서의 방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FLENCAP®을 통해 개발된 나노 또는 마이크로 크기의 약물 전달체는 기존에 효과가 검증된 약들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매 치료 등 기존에 정복이 어려웠던 다양한 질병 치료까지 치료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길을 가는 게 두렵지 않았나요?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고들 하죠. 저는 인디언 기우제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성공할 때까지 끝이 난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김수영 시인의 ‘풀’에 나오는 싯구처럼 “풀은 눕지만 꺾이지 않는다”라는 정신의 자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저의 삶의 철학입니다.

 

- 명예 퇴직 또는 정년 퇴직을 하신 분들 보면 노후에 대한 준비없이 경력과 관계없는 치킨이나 피자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대표님의 이력을 보면, 대표님께서는 그분들과는 달리 방향성을 갖고 노력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어떠한 준비를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요즘 수명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사람의 일생을 100세라 가정하면 회사에서 60세에 정년퇴직을 하였더라도, 그 이후의 40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60세까지 회사 생활에 전념하다 막상 퇴직을 하면 그 이후에 삶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준비하지 않은 시간은 불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SK이노베이션에 근무하다 7년 전에 명예 퇴직을 하였습니다. 60세까지 또는 그 이전의 삶은 SK라는 대기업의 후광으로 나를 평가 받고 존중을 받았지만, 60세 이후 후반전의 삶은 전반전 결과만으로 살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후반전 인생도 주도권을 갖고 살려면 자신에 맞는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책을 가까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나이 들어서는 스스로 자신을 고용할 수 밖에 없어서, 창업에 관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회사에 재직하면서, 창업에 필요한 특허 법무 대학원과 기술경영(MOT) 대학원을 다녔으며, 창업 관련 직업을 찾아 안산에 있는 경기테크노파크에서도 근무하였습니다. 당시에는, 대전 집에서, 안산에 위치한 직장과 서울에 있는 학교(MOT과정)까지 거의 매일 이동하는 과정에서 건강 악화 및 시간 손실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 준비해야 한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견디어 냈습니다. 후반전의 준비는 전반전의 혜택이 아닌 순전히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단기적 목표로 서방형 이종약물 치료제 개발을 통해 기업 가치 1,000억의 국내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 이를 발판으로 장기적 목표 1조 기업 가치를 지닌 글로벌 톱 티어(Top Tier) 뇌질환 분야 차세대 약물 전달체 플랫폼(DDS) 전문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플로메디의 핵심가치는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것으로, 좋은 치료제를 개발하여 환자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직원들에게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제공하며, 기업 가치를 높여 주주 투자자 역시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100세 인생을 살면서 고령화되고 AI로 인한 기존의 직업들이 많이 사라질 걸로 예상됩니다. 후배들에게 미래를 살아가는데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라떼’인 우리 세대는 고등학교 시절, 교회에서 문학의 밤 행사를 하고, 시 낭송도 하고 감상도 했던 세대였습니다. 지금은 자본주의가 중심이 되어 돈이 사회의 전부가 되어, 부자가 되기 위해 재테크 공부하고, 뭔가 열심히 하는데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삶이 풍요롭지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전반전에 재테크를 잘하여 후반전을 대비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데,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전략보다 ‘평생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자’, ‘나만의 고유한 필살기를 찾자’ 등이 저의 전략입니다. 저도 나름 재테크를 시도해 보았는데 신통치가 않았습니다. 연구에서는 나름 잘하기도 하고 운도 따라 주고 하여, 7년을 준비하여 만 60세 나이에 창업하였습니다. 사실 지금 저의 능력치는 인생 전체를 보았을 때 가장 최고치라고 생각합니다. 육체적으로 약해진 것을 빼고는 말입니다.

지금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해서 예측불허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순식간에 직업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는 세상이죠. 저는 성경에 나오는 구절 ‘늘 깨어 있으라!’에 기술을 덧붙여 ‘기술 발전에 늘 깨어 있으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깨어 있기 위해서는, 문과 출신이든 이과 출신이든 상관없이 늘 책을 가까이하고, 기술을 공부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엄청난 독서가이기도 하시는데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하는 추천이나 필독 도서가 있으신가요?

막연하게 공부하고 깨어 있으라고만 했는데, 세상을 밝히는 등대와 같은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인데요. 미래가 디스토피아인지 유토피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미래를 구체화 시키면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격변의 시대에 길잡이가 되어 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 ‘사피엔스’도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미디어아워 김민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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